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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ning/drinking

아마도 올레 - 내 기준 부산 최고 맛집 / 부산 갈 때마다 들리는 찐 로컬 밥술집 / 해운대 중동역 낮술 오메기술

by 캐니킴 2021. 8.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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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부산을 가 본 적이 손에 꼽았는데, 신기하게도 입사를 하고 또 짝꿍을 만난 후로는 본가보다도 자주 가고 있다. 한창 갈 때는 한 달에 3~4번도 가곤 했다. 그러다 보니 나름대로의 우리 기준 부산 맛집들이 생겨났다. 그중에서도 별 일이 없지 않은 한, 부산에 가면 무조건! 가서 낮술을 하고 오는 해운대 술집이 있다.

 

중동역 바로 옆이라 관광지 근처도 아니지만 대낮부터 로컬 사람들로 꽉 차곤 하는 제주 음식점, 아마도 올레이다.

 

부산에서 왠 제주도 음식이냐 할 수도 있겠으나 우리가 으레 예상하는 그런 제주 음식이 전혀 아니다. 그리고 여기는 정말 나와 부산을 같이 가는 모든 동행인과 갔을 때에도, 그리고 부산을 여행하는 친구들에게 추천했을 때에도 나잇대와 성별에 무관하게 모두가 인정한 내 최애 맛집이니 잔말 말고 일단 가보도록 한다.

 

마크 로스코 그림이 걸려있는 것마저 완벽하다

사진이 흔들리고 초점이 나간 것 같다면 착각이 아니다. 아마도 올레는 갈 때마다 이미 신이 난 채로 가서 잔뜩 취한 채로 나오곤 하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들 얼굴 찍는 것이 소심해서 식당 경관 사진은 업지만 꽤나 깔끔하다. 좌식에 아래 구멍이 파인 일본식 테이블로 구성되어 있는데, 보통 저러면 꿉꿉한 곳도 많은데 여기는 굉장히 쾌적하게 관리되는 점도 좋다.

 

무엇보다, 걸려 있는 그림이 내가 제일 좋아하는 마크 로스코 작품들이다! 진짜는 당연히 아니고 크기도 확연히 작지만 이것부터가 사장님의 미친 센스를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다.

 

오메기술오메기술오메기술

아마도올레를 좋아라 하는 이유가 10가지쯤은 있지만 그중에서도 무려 오메기술을 판다는 것이 강력하다. 가끔 재고 소진이 빨리 되어 오메기술을 시키지 못 하는 날도 있는데, 그럼 어쩔 수 없이 다른 소주를 마시지만 무언가 20%쯤 부족하다. 제주 음식점이라고 제주도 술을 판다는 것인데 아주 훌륭하다.

 

문어오리전골 小 35,000원

보통 시키는 조합은 문어전골 작은 것과 문어 삼합, 그리고 오메기술이다. 그 중에서도 문어 전골은 오리고기 혹은 돼지고기 중에 선택할 수 있는데 문어 삼합에 돼지가 나오므로 갈 때마다 0.5초 정도 고민하는 척하다가 오리로 수렴하곤 한다. 

 

이 전골은 정말 최고다. 다이어트 한답시고 맵고 짜고 나트륨 가득한 전골류는 멀리하려 하지만 이곳의 전골만큼은 해당되지 않는다. 다이어트를 해도 포기할 수 없는 전골로는 아마도올레 문어 전골과 삼성동 중앙해장 곱창전골이 있다.

 

전골을 시키면 고기와 야채가 정말 가득해서 배도 부르지만 무엇보다 수육 추가가 끊임없이 가능해서 술 안주로 적격이다. 여기에 마지막 즈음에는 라면사리 혹은 밥도 넣어서 볶아 먹을 수가 있다! 

 

아마도삼합 33,000원

그리고 또 꼭 시켜주어야 하는 아마도삼합이다. 같이 가는 사람들에게 '삼합 먹으러 가자'고 하면 으레 '삼합...?'하며 갸우뚱하곤 하는데 그건 홍어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곳의 삼합은 홍어 대신 문어숙회가 나오기 때문에 역하거나 심지어 비린내도 나지 않는다. 

 

묵은 백김치에 문어 한 점, 돼지 한 점, 빨간김치(?) 조금을 넣어 한 입에 와구 먹으면 진짜 입 속에 천국이 따로 없다. 데려간 사람들 중 이것 한 입 먹고 만족하지 않은 사람이 없다. 심지어 양도 꽤나 넉넉해서 먹다 보면 알차게 배가 부르다.

 

문어 전골과 아마도 삼합, 그리고 오메기술까지 곁들여 먹다 보면 어느새 2~3시간이 훌쩍 지나가 있다. 낮에 가든 밤에 가든 무관하게 대부분 얼큰하게 취해 나오곤 하는데 밥과 술 모두 건강하고 맛있다 보니 늘 기분이 좋다. 부산에 다녀온다면 여기만 다녀와도 3할은 성공이다. 정말 부산 갈 때마다 같은 자리에 가곤 하는데 이젠 사장님이 알아보시지 않으려나...


부산 해운대와 기장을 통틀어 제일 애정하는 맛집이라 꼭 남기고 싶었다. 다만 갈 때마다 음식 두 개 빼고는 제대로 된 사진을 찍어오질 않아서 아쉽다. 

 

개인적으로 재료 공수만 가능하다면 서울에 분점을 내가 직접 내고 싶을 정도로 호불호가 갈리지 않고 깔끔하다. 당장 지난주에 다녀왔는데도 이번 주에 갈 수만 있다면 또 가고 싶다. 

 

아마도 올레 사장님이 이걸 보신다면 맨날 캐리어 끌고 와서 창가자리에 앉아 술 얼큰하게 취하는 사람이 접니다...! 10년 20년 쭉쭉 번창하시어 늘 저희에게 일용할 양식이 되어 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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