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나만 알고 싶지만 그래도 손님이 많이 와서 영영 안 망했으면 하는 곳이 있다. 내게도 그런 곳이 있다. (사실 많ㄷ...) 앞이 탁 트여 여의도까지 보이는 한강뷰가 정말 아름답고 음식도 훌륭하며 공간마저 넉넉하여 대접받는 기분이 들게 하는 서비스까지 겸비한 이 곳. 짝꿍과 내가 종종 용산 근처에서 호캉스를 하면 무조건 밤은 여기서 마무리하던 추억이 가득한 곳.
드래곤시티 스카이라운지에 위치한 한강뷰 야경맛집 퓨전 이자카야, 어반더스카이다.
이 곳의 가장 큰 특징은 비길 데 없는 한강뷰이다. 용산역 드래곤시티 바로 앞에 공터가 논란으로 인해 개발되지 못하고 남아있는데 그로 인해 가장 이득을 보는 곳이 아닐까 싶다. 한강까지 거리가 꽤 있는데도 막히는 것 하나 없이 여의도까지 말끔하게 보인다. 시그니엘은 날이 안 좋으면 안개만 끼는데 이 곳은 그렇게 높지도 않아서 아무리 구름이 껴도 빌딩의 빛은 언제나 잘 보인다.
창가 좌석은 미리 네이버 예약을 해야 하긴 하지만 그렇게 치열하지는 않다.
어찌됐든 정체성은 이자카야다 보니 사시미 메뉴가 주력인 편이다. 모리아와세가 괜찮다고 해서 시켜보았다. 인당으로 2~4인까지 시킬 수 있다. 첫 스타터로 나쁘지 않다.
뜻밖에 괜찮은 술안주 겸 디쉬를 찾았다. 술안주라기엔 양이 좀 많긴 하지만... 말 그대로 관자를 멘타이코로 감싸 기름에 튀긴 요리다. 방금 튀긴 티가 나게 따끈하고 깔끔한 맛이 좋았다. 겉바속촉이 일품이었다. 이 메뉴를 시키자고 내가 강력하게 주장했는데 짝꿍이 메뉴 잘 시킨다고 칭찬 해 주었다. (뿌듯)
그래도 저녁 겸 먹은 거라 식사가 될 만한 걸 찾아 후토마키를 시켰다. 내가 먹어본 한 줄짜리 후토마키 중에 가장 양이 많고 거대했다... 말도 안 되는 가성비라고 생각 될 정도로 알찼다. 사진에는 잘 안 보이지만 조금 과장해서 내 주먹만 했다.
속도 광어(?), 연어, 참치, 새우튀김이 알차게 들어가 있다. 오이가 좀 많은 게 아닌가 싶었지만 다른 속이 많아 충분히 밸런싱이 되었다. 이걸 먹으면서 짝꿍과 나는 더 이상 다른 메뉴를 시킬 엄두를 못 내었다. 원래는 패기 넘치게 나베도 먹자! 했는데 fail... (그러나 다음 번 재방문 때 먹었다) 배가 부른 것도 있지만 맛이 없다면 먹지 않았을 테니 배도 안 불렀을 거다. 기분 좋게 배가 부를 수 있었다.
이자카야다 보니 당연히 술도 시켰는데 이 날은 둘 다 많이 피곤한 상태라 생맥주 한 두잔 정도 마셨다. (그러나 재방문 해서는...) 술은 아주 다양하게 판다. 특히 한국 술 중에는 레스토랑에서 보기 쉽지 않은 서울의 밤을 판다!
어반더스카이는 누가 용산역에 술집 괜찮은 데 없냐고 물으면 정말 단연코 추천하고픈 곳이다. 위치 상 1차 2차를 하기가 애매해서 그렇지 근처에 묵을 일이 있다거나, 심지어는 조금 공식적인 모임이나 소규모 회식을 한대도 자신 있게 추천할 수 있다.
대체 왜 이렇게 한강뷰가 멋지고 요리마다 맛도 수준급인데다가 서비스도 호텔급에 공간 인테리어도 감각적인 곳이 잘 안 알려진건지 모르겠다. 아무래도 위치 때문이겠지만 그걸 감수하고라도 충분히 올 만한 곳이다.
짝꿍과 또 용산에 가서 여길 갈 날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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