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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ning/fine dining

묘미 런치 - 2021 신생 미슐랭1스타 창덕궁뷰 파인다이닝 / 채광이 좋은 아옳이 추천 레스토랑 / 안국 종로 경복궁

by 캐니킴 2021. 3.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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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슐랭이 꼭 맛의 절대적인 척도는 아니지만 많은 사람들이 신뢰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미슐랭' 딱지가 붙으면 예약하기 훨씬 힘들어지고 인기가 치솟는다. 그래서인지 미슐랭 가이드 혹은 스타를 받은 곳을 미리 알아본다면 기분이 퍽 좋다. 전문가는 아니지만 마치 뭐라도 아는 사람이 된 기분이다.

 

예전부터 가보고 싶었던 곳이 있었다. 유투버 '아옳이'의 남편이 운영하는 곳이기도 한데 비전문가가 운영하는 솜씨 치고는 꽤나 맛있고 예뻐 보여서 가보고 싶더랬다. 게다가 뷰도 예쁜 창덕궁 근처 '다이닝 인 스페이스' 자리로 이사를 간 것을 보고 한옥 뷰에 죽고 못 사는 나는 바로 예약을 해 버렸다. 그랬는데 예약을 하고 우리가 방문하기 이틀 전, 첫 미슐랭 스타를 받았다! 그래서 짝꿍과 내가 방문했을 때에는 자랑스럽게 미슐랭 1스타를 진열해 놓고 있었다.

 

채광 맛집인데다가 이제 갓 첫 미슐랭 1스타를 받은 따끈따끈한 신상 파인다이닝, 묘미이다.

 

라임향이 기분 좋게 나는 타올 - 'myomi'라고 쓰여 있다

창덕궁 입구 쪽에 통유리로 된 건물이 하나 있다. 이 건물은 꽤나 핫하다. 1층에는 사람들이 붐비는 빵집이 있고 그 위로는 원래 '다이닝 인 스페이스'와 '브라세리 인 스페이스'가 있었다. 각각 파인다이닝과 세미다이닝 레스토랑이었고 가성비가 진짜 말도 안 되는 곳이었는데 역시나 합리적인 가격에 견디질 못했는지 사라지고 말았다. 그리고 그 자리에 들어선 게 이 '묘미'이다. (원래는 청담에 있었다.)

 

메뉴판과 턱시도 모양으로 접힌 냅킨

런치로 방문했고 8코스에 80,000원이다. 엄청 비싼 편은 아니지만 또 합리적인 축에 속하지는 않는다. 메뉴판은 글자가 아니라 귀여운 그림으로 설명되어 있다. 그래도 런치에 8코스라니! 기대를 했다. (지금은 100,000원으로 올랐다. 미슐랭 가이드 2020 선정되기 전에는 50,000원이었다가 가이드 선정 후 80,000원으로 이미 한 차례 올렸는데. 스타를 받으니 100,000원이 되는 매직...)

 

역시나 낮술 - 모월

기분도 좋고 날도 좋아서(?) 낮술을 시켰다. 술의 종류가 매우 다양해서 웨이터 분께 추천을 받았다. 증류식 소주인 모월을 추천해 주셔서 시켰는데, 이게 딱 한 병 남았고 재입고도 불투명하다고 하셨다. 그래서 더 특별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바틀을 시키면 옆에 아이스 버킷을 갖다 놓고 칠링을 시켜 주신다.

 

아뮤즈부쉬 1 - 단풍잎 모양 흑임자 비스킷

흑임자 비스킷이다. 아주 귀여운 크기로 하나씩 나오는데 보기에 예쁘고 딱 쿠키 맛이다. 저 흰 색은 사워크림 덕분에 씹는 맛이 바삭하고 부드럽다.

 

아뮤즈부쉬 2 - 버섯 타르트

또 귀여운 타르트가 나온다. 얇고 바삭한 껍데기 크래커(?) 안에 버섯이 오밀조밀 들어 있다. 두 입에 배어 먹다가는 모조리 흘릴 수 있으니 한 입에 왕 먹도록 하자.

 

아뷰즈부쉬 3 - 미니 햄버거

이것은 뜻밖에 엄청나게 맛이 있던 미니 햄버거다! 마지막 아뮤즈부쉬로 나왔는데, 솔직히 메뉴판에 햄버거가 그려져 있길래 '아니 큰 햄버거가 나오나?!' 하며 기대한 것치곤 너무 작긴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청나게 맛이 있다...!

 

일단 생긴 것부터 앙증맞게 생겨서는 플레이트 가장자리에 저렇게 나온다. 그리고 작은 꽃이 살포시 끼워져 있다. 자그마한 주제에 번, 참깨, 토마토, 패티, 채소까지 알차게도 들어 가 있다. 이게 왜 맛이 있는지 우리 둘 다 이해를 못 했는데 아무튼 맛있기는 기똥차게도 맛나다. 이것만 10개 먹고 싶었다.

 

샐러리, 약과, 무

메뉴판에 무 그림이 있어서 엥? 했는데 이런 디쉬가 나온다. 샐러리와 무를 이용한 요리이고 굉장히 특이했다. 그러나 솔직히 기억에 크게 남지는 않는다.

 

오징어 먹물 파스타

오징어 먹물로 만든 면과 굴 육수가 가미된 파스타이다. 면이 꽤나 굵고 양도 많다. 그리고 탱글탱글 한 것이 식감이 좋았다. 개인적으로 굴을 정말정말 싫어하는데 다소 당황했지만...! 비린 맛이 강하지 않아서 그래도 먹을 수 있었다.

 

숙성오리 스테이크와 비트

예쁜 색감의 플레이트다. 2주간 찬바람으로 숙성시킨 오리 스테이크에 비트가 가니쉬로 나온다. 오리 겉면이 바삭해서 겉바속촉이 좋았다. 비트는 생각모다 물러서 포크로 잘라도 쉽게 잘렸다. 전반적으로 소스와의 조합도 그렇고 맛있게 먹었다.

 

수비드 삼겹살

마찬가지로 저온에 요리한 삼겹살이다. 역시나 수비드한 것이기 때문에 굉장히 부드럽다. 묘미 런치 코스는 특이하게도 고기류가 두 개나 나온다. 가니쉬로는 감자 퓨레, 사과, 마늘 장아찌가 나오는데 꽤나 상큼하니 조합이 좋다. 삼겹살은 다 먹을 때 즈음에는 조금 느끼하긴 했다.

 

뷰 맛집 묘미

이건 그냥 뷰다. 왜냐하면 마지막 디저트를 미처 못 찍고 먹어버렸기 때문이다. 디저트로는 아이스크림이 나온다. 꿀과 타피오카 펄, 머랭치즈 등이 가미된 아이스크림인데 꽤 맛있다. 거기에 티를 고를 수 있고 같이 먹으면 된다.


솔직히 조금 짧아서 놀라긴 했다. 런치 코스로 메뉴판에는 8개가 나와있는데 알고 보니 그 중 3개는 아뮤즈부쉬였고 양도 정말 작으니 사실상 5코스인 것이다. 의도하신 것은 당연히 아니겠지만 조금은 속은 기분이었다. 오히려 다른 파인다이닝에서는 아뮤즈부쉬를 생략하거나, 하나로 퉁치기도 하는 것과 비교가 되기도 했다. 아무래도 그렇기 때문에 고기를 두 종류나 넣은 듯싶다.

 

그리고 공간이 전체적으로 좁은 편이라서 다소 다닥다닥 붙어 있는 느낌은 있다. 아무래도 뷰가 좋은 대신 이 건물 자체의 면적이 좁다 보니 어쩔 수 없긴 하나, 그래도 싸지 않은 가격대의 돈을 주고 분위기와 기분을 즐기러 먹는 것인데 엘리베이터 바로 옆의 자리에서 먹자니 조금은 신경이 쓰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원 분들의 서비스와 뷰는 만족스러웠다. 창덕궁 쪽 뷰가 인기가 좋다 보니 우리도 처음에는 반대편에 앉았는데, 디저트를 먹을 때에 창덕궁 쪽 자리가 비자마자 직원 분께서 바로 자리를 옮겨 주셨다. 게다가 사진도 찍어주셨다! 그리고 미슐랭 스타를 받은 직후라 그런지 전반적으로 분위기가 밝고 자신감 있어 보이는 것도 좋았다. 

 

다만, 가격대가 계속 오르고 있는 것을 보아 당분간은 다시 가기 쉽지 않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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