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대역 근처에 우리 아지트(?)가 있어서 종종 가곤 한다. (어머님 감사합니다!) 특히나 9시, 10시 제한이 걸렸을 때에는 어디를 갈 수가 없으니 자주 아지트에서 떡볶이를 시켜먹곤 했다. 그러나 매일 밀가루만 먹으면 힘들기도 해서 짝꿍이 스시를 먹자며 데리고 간 곳이다. 법원 근처여서 비싼 것만 있을 줄 알았는데 품질 대비 가격대가 아주 합리적인 곳을 짝꿍이 잘 찾아내어서 나름 자주 다녀왔다.
인테리어에서 전통의 진한 향이 나지만 맛과 가격대만큼은 세련된 교대역 미들급 스시야, 스시카네다.
디너로 다녀왔고 스시코스와 오마카세가 있다. 디너 스시코스는 50,000원 오마카세는 70,000원이다. (*지금은 스시코스 55,000원 오마카세 77,000원으로 인상됐다) 가격대를 보면 알겠지만 무려 서초에 위치했으면서 엄청난 가성비를 보인다.
디너 스시코스를 선택했고 바 좌석이 아닌 룸의 테이블을 배정받았다. 에피타이저로는 차완무시와 전복 찜이 나온다. 전복 찜은 전복 내장 소스와 함께 나왔는데 나는 저 전복 내장 소스를 정말 좋아한다.
'이 가격대에 사시미도 나온다고?'의 반응이 마땅한 구성이다. 사시미 한 판이 가득 나온다. 흰 살 생선과 붉은 살 생선 모두 골고루 나오고, 1인 당 저만치가 나온다. 광어, 청어, 참치 등이 섞여 있다. X자로 파인 청어가 맛있었다.
오른쪽의 아귀 간은 전복 내장 소스와 비슷하게 부드럽고 진한 맛이 좋았다. 일단 젓가락으로도 잘 안 집히는데 입 안에 들어가면 정말 살살 녹는다. 나는 이런 부드러운 버터 같은 식감을 좋아하나 보다. (몰랐는데 나 아귀 간 좋아하네?)
스시 첫 번째 판으로 6피스가 나온다. 참치, 학꽁치, 한치, 감성돔 등이 나온다. 밥 양이 조금 많은 편인지 먹다 보면 첫 번째 판부터 배가 부르다. 첫째 판을 마무리할 때 즈음 삼치 튀김이 나온다. 개인적으로 생선 튀김을 선호하지는 않지만 비리지 않게 잘 먹었다.
두 번째 스시도 6피스가 나온다. 한치, 단새우, 장어, 황돔 등이 나온다. 전반적으로 첫 판보다는 맛이 강한 스시로 구성되어 있다. 마찬가지로 밥 양은 여전히 많은 것 같지만 바 자리가 아니라서 밥 양 줄여달라고 말하는 걸 자꾸 까먹는다.
오른쪽의 무언가 절임.. 찜... 은 무슨 생선이었는지는 기억이 안 나지만 굉장히 맛있었다. 소스가 단짠단짠이 잘 섞여 있고 덕분에 조금 자극적이긴 하지만 위쪽에 얹힌 무와 같이 먹으면 그렇게 짜지도 않다. 게다가 살이 굉장히 많다.
코스의 마지막 스시는 교꾸이다. 이후 앵콜 스시로 우리는 참치와 단새우를 요청 드렸다. 교꾸는 한 사람 당 하나씩이고 푹신하다. 테이블의 다른 접시들을 보면 알겠지만 양이 정말 많아서 이전 메뉴도 다 못 먹은 상태다. 한 마디로 양이 정말정말 많다...
디저트로는 팥 앙금이 올라간 녹차 아이스크림이 나온다. 사실 이 곳의 녹차 아이스크림은 내 입맛에 엄청 맞진 않아서 다 먹은 기억이 별로 없다. 녹차를 좋아하는 짝꿍에게 주곤 하는데, 코스 양이 정말 엄청나서 짝꿍도 천천히 먹는다.
전반적으로 인테리어는 굉장히 올드하다. 옛날의 경양식 돈가스 집 느낌의 외관 인테리어에, 의자도 그때 그 시절 느낌이다. (난 모름 티비로만 봤음)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스요리의 구성은 꽤나 알차고 가격 대비 훌륭하다. 먹고 나올 때마다 배가 터질 것 같다.
다만 오마카세가 아닌 스시코스로 시켜서 바가 아닌 룸이다 보니 식사 속도를 잘 맞추지 못하는 것은 아쉬웠다. 특히 짝꿍과 나는 정말 천천히 먹는 스타일인데 서빙해주시는 분이 밖에서 서성거리는 게 보여서 다소 급하게 먹게 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가격대에 이 위치에 이 구성을 보기는 흔치 않으니 앞으로도 아지트 갈 일이 생기면 고려해 보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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