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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ning/casual dining

이태리재 - 5년 연속 미슐랭가이드 / 파스타 뇨끼 아란치니 맛집 / 삼청동 경복궁 북촌

by 캐니킴 2021. 3.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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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스타를 맛있게 먹은 기억은 흔치 않다. 밀가루를 메인으로 만든 음식(면, 빵)을 딱히 선호하지 않기 때문이 크다. 반면 짝꿍은 파스타를 굉장히 좋아한다! 맨날 짝꿍이 이것저것 리서치 해 오면 내가 파스타만 먼저 빼버린다고 속상해하기도 한다. 그래도 이따금 유명한 파스타집이 있다고 하면 궁금하긴 하다. 

 

반면 이 곳은 내가 사랑해 마지않는 아란치니와, 밀가루 메인 음식 중 특이하게 좋아하는 뇨끼(자기모순)가 굉장히 맛나다고 해서 꼭 가보고 싶었다. 게다가 오피스 근처에 위치 해 있어서 얘기도 많이 들었다. 

 

2017년부터 5년 연속 미슐랭가이드에 선정되고 멋스러운 한옥에 위치한 삼청동 뇨끼 맛집, 이태리재다.

 

오늘의 치케띠 믹스 - 25,000원

금요일 저녁이었기 때문에 일단 와인부터 시키고 봤다. 와인을 시킬거니 와인에 걸맞는 안주틱한(?) 요리도 하나 시켰다. '오늘의 치케띠 믹스'라는 요리인데 아란치니, 미트볼, 감자, 연어 등이 조금씩 섞여 나온다. 치케띠는 타파스의 이탈리아어 버전 즈음 된다고 한다. 이 믹스는 센스 있게도 전부 다 2조각씩 내 주셔서 편하게 먹을 수 있었다. 역시나 아란치니 너무 맛있었다! 아란치니 잘 하는 집은 양식 맛집이라는 내 가설이 점점 힘을 받는 중이다.

 

이태리재는 파스타 등 메인 이탈리안 말고도 사이드 디쉬가 다양한 편이라 다 먹지 못해서 아쉬울 수도 있는데, 그렇다면 이 메뉴를 시켜서 모두 조금씩 맛 보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오늘의'가 붙은 이유는 매일 구성이 바뀌기 때문이란다.

 

Aquarella 소비뇽 블랑 2018

셰프님께 추천을 받아 화이트 와인 한 병을 시켰다. Aquarella 소비뇽 블랑이라는 친구인데 꽤나 맛있었다. 메뉴에는 없는 와인인데 셰프님이 강력 추천하셔서 '정말 맛있는데 저 믿고 한 번 시켜보실래요?'해서 주문했더랬다. 가격도 안 묻고 덜컥 해버려서 '헉 엄청 비싸면 어떡하지...'했는데 용기 내어 가격을 물었을 때 생각보다 착해서 놀란 기억이 있다. 5~7만원 사이였던 것 같다.

 

칠링해서 잔이 빌 때마다 계속 따라주시는데 내가 너무 빨리 마셔서 (언제나 그렇듯) 조금 민망했다. 그래도 메뉴에도 없는 와인까지 꺼내어 주시고 스타트부터 너무 좋았다!

 

성게 어란 파스타 - 35,000원

이 곳의 시그니처 중 하나, 성게 어란 파스타다. 오일 파스타 위에 성게 어란이 잔뜩 올려져 나온다. 섞어서 먹으면 되는데 이게 짭조름하면서도 비리지 않고 참 맛있다. 

 

트러플 크림 뇨끼 - 20,000원

내가 너무 좋아하는 것들의 조합이다. 트러플과 뇨끼라니! 특히나 이태리재의 뇨끼는 정말 쫀득하고 맛있다. 크림 소스를 크게 좋아하지 않는데 이태리재의 뇨끼는 크림 소스가 부족할 정도다. 

 

요리가 나오는 순간부터 트러플향이 정말 진-하게 나고 뇨끼는 정말정말 쫀득하다. 거기에 오일과 크림소스를 듬뿍 찍어 먹으면 정말 뇨끼가 이렇게 맛있는 것인가 싶다. 개인적으로는 성게 어란 파스타보다도 이 뇨끼가 더 맛있었다. 다만 혼자 와서 디쉬 하나만 먹어야 하는데 이걸 시킨다면 다 먹어갈 때 즈음에는 약간 느끼할 수 있겠다.

 

트러플 허니 카놀리 - 8,000원

특이하게 생긴 이 디저트는 '카놀리'라는 디저트다. (까눌레 아님) 안에 아이스크림이 가득하고 겉에는 꿀이 뿌려져 있다. 아이스크림에서 트러플향이 굉장히 난다. 거기에 엄청나게 단 꿀이 가미되어 꽤나 달고 짠 자극적인 맛의 디저트다. 사실 단 맛보다도 짠 맛이 조금 강해서 내 취향은 아니었다. 그래도 아쉬운 식사가 되지 않도록 적절한 마무리였다.


유명한 데는 이유가 있다. 미슐랭가이드 외에 블루리본도 몇 년 연속으로 받은 곳이니 찐 맛집인 것은 분명하다. 한옥으로 된 좁은 골목에 있음에도 사람들이 기꺼이 찾아오고 줄을 서서 기다린다. 오피스 근처이니 가끔 갑자기 먹고 싶은데 자리가 있다면 먹으러 올 가치가 충분하다! (물론 오피스 오는 날이 거의 없긴 하지만)

 

사실 이 때를 기점으로 짝꿍과 뇨끼 맛집을 종종 찾아 다녔다. 아란치니도 그렇고. 사실 내가 맛있게 먹으니 짝꿍이 내가 좋아하는 메뉴가 있는 곳을 중점으로 찾아오는 것에 가깝긴 하나 (짝꿍 고마워!!!) 아무튼 이태리 음식점에 대한 기준이 없었는데 새로운 기준이 생기게 되어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무엇보다 정말 괜찮고 가격도 합리적인, 메뉴에 없는 와인을 추천해 주신 셰프님께 무한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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