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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ning/fine dining

본앤브레드 디너 - 한우 오마카세 끝판왕 / 1인 35만원 한우 다이닝 코스 / 마장동 고급 한우집 / Born & Bred

by 캐니킴 2021. 12.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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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인다이닝에 눈을 뜨고 한참이 지나 알게 된 분야가 바로 '한우 오마카세'다. 스시 오마카세는 흔해도 한우라니? 고기가 고기서 고기 아닌가, 느끼하진 않으려나, 신포도 취급만 하곤 했다. 사실 그 이유는 가격 접근성이 굉장히 떨어지기 때문이었다. 요새야 이속우화, 구전동화 같이 미들급 한우 오마카세집도 많이 생겼지만 여전히 명실공히 유명한 본앤브레드 같은 곳은 너무 높게만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좋은 기회로 다녀오게 되었다! 한국에서 3대 한우 오마카세 중 하나, 그리고 그 중에서도 레전드로 불리는 본앤브레드(Born & Bred)이다.

 

자리에 안내 받기 전 대기하는 1층 로비 공간

마장동에 위치한 본앤브레드는 엄청나게 화려한 건물 한 채를 통째로 쓰고 있다. 일행이 다 오기 전까지는 1층의 로비에서 대기하게 된다. 보면 알겠지만 엄청나게 쌓여 있는 와인과 화려한 인테리어가 인상 깊다. 처음에는 여기서 먹는 줄 알고 '오 되게... 생각보다 테이블이 평범하네' 했다. (한알못)

사실 본앤브레드 하면 일자로 된 바 좌석이 제일 유명한데, 거긴 예약이 굉장히 쉽지 않다. 그래서 지하의 바 좌석 대신 3층의 룸 테이블로 안내 받았다. 가운데에 불판이 있고 언뜻 보기에는 여타 고깃집과 크게 다를 바가 없어 보인다.

 

그리고 원래 3층에서는 지하와는 다른 메뉴가 준비되는데, 우리는 지하 메뉴를 요청 드려서 특별히 지하 메뉴인 '한우 맡김차림'을 맛볼 수 있었다. 지하 전용 한우 맡김차림은 인당 350,000원이고 지상 3층의 PRIVATE DINING 코스는 인당 250,000원이다.

비프콘소메

첫 번째 디쉬로는 비프콘소메가 나온다. 얇게 채 썬 한우가 담긴 그릇을 먼저 주시고, 조금 이따 따뜻한 국물을 부어준다. 취향에 따라 고기를 적당히 익혀서 먹으면 된다. 따뜻하니 속을 데우기 좋은 애피타이저였다.

간장육회가 얹어진 수비드에그와 빵(?)

두 번째 아뮤즈부쉬로는 간장육회가 올라간 빵과, 그 안에 수비드한 계란이 나온다. 조합이 굉장히 특이했는데 생각보다 엄청 맛있었다! 보통 이런 류의 적당히 구운 빵이 들어가는 메뉴는 가츠산도처럼 조합되어 코스 후반부에 나오는 경우가 많은데, 이게 아예 앞에 나오니 신선했다. 빵은 뽀송하고 쫀득하니 맛있었고, 계란이 터져 흐를까봐 걱정했지만 적당히 말캉하게 잘 씹혀 좋았다.

샤또브리앙 안심과 서머트러플

본격적인 코스의 시작은 샤또브리앙 안심과 서머트러플이다. 미디엄 레어 정도로 구워주신 듯 한데, 속이 빨개서 안 익은 것처럼 보이지만 적당히 잘 익어 있었다. 

 

그리고 룸에서는 담당 셰프님 한 분이 테이블 하나를 맡아서 옆에서 즉석으로 구워주신다!

멸치와 크루통이 가미된 시저샐러드

중간 메뉴라기 보다는 계속 옆에 두고 먹을 수 있는 반찬(?)의 느낌으로 샐러드가 한 접시씩 나온다. 절인 멸치가 들어가 있어 특이했다. 아무래도 고기만 이어지다 보니 느끼할 수 있어서 중간중간 집어먹기에 좋았다.

채끝등심과 유자머스타드

두 번째 오마카세 메뉴는 유자 머스터드를 얹은 채끝 등심이다. 안심과는 달리 유자가 얹혀 있어 아무래도 상큼한 맛이 있다. 개인적으로 안심보다 등심이 맛있었다!

블랙타이거새우와 내장소스

그리고 뜬금 없이 새우가 나온다(?!) 한우 오마카세 특성 상 주구장창 고기만 나오다 보니 느끼하거나 물릴까봐 중간중간 이런 해산물을 섞어주시는 듯 했다. 타이거새우도 잘 구워주셔서 맛있었다.

안심추리와 청양고추 줄기

다음에는 다시 고기가 나온다. 안심추리에 청양고추 줄기(?)가 얹어진 디쉬이다. 생각보다 매콤하진 않고 맛은 있었다!

전복구이와 내장소스

그리고 다시 해산물류로 전복구이가 나온다. 내장소스가 얹혀 나오는데, 묘하게 스시 오마카세에서 먹는 전복구이와는 느낌이 달랐다. (둘 다 좋아)

양념부채살

대충 이 즈음부터 정신을 놓고 먹기 시작했다 (배불러요...) 이만큼 나왔는데 또 나온다고? 하는 심정으로 그러나 즐겁게 먹었다. 양념부채살이 나오고 고급진 양념갈비의 맛이 난다. 밥과 같이 먹으니 밥도둑이다.

뭔지 기억 안 나는데 대충 트러플과 고기 

이건 이름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 하지만 트러플이 얹어진 고기였다.

샤브샤브

그리고 식사 메뉴가 시작된다. 차돌박이와 야채에 육수를 부어 개인 플레이트에서 샤브샤브가 가능하다. 야채와 국물이 깔끔해서 느끼한 맛을 많이 잡아주었다.

가츠산도

두 번째 식사 메뉴는 가츠산도이다. 이렇게나 배가 부른데도 그렇게나 맛이 있었다! 트러플 향이 가미되었고 고기는 놀랍게도 엄청난 겉바속촉을 보여준다. 가츠산도는 사실 차갑고, 빵 사이에 껴 있어서 맛이 있다고 느끼기 힘든 디쉬라고 생각하는데 본앤브레드의 가츠산도는 맛있었다.

양념 고기 2...

또 다시 양념 고기가 나온다. 이제 진짜 밥 반찬으로 먹으라고 주는 건데 이쯤되니 밥이고 반찬이고 고기고 눈에 잘 안 보인다. 맛이나 보자 수준으로 먹게 된다. 그럼에도 맛있었다... 마성의 본앤브레드

양념고기와 된장지개, 밥

마치 이제 첫 밥상을 받는 것마냥 한식 한바탕(?)이 나온다. 그나마 밥 양을 조절해주신 것 같긴 한데 그래도 여전히 된장지개, 각종 김치, 고기, 밥이 나온다. 문제는 맛이 있더라...

바게트 버거

입가심용(?)으로 바게트 버거가 나온다. 여기부터는 정말 먹기가 힘들어서 많이 못 먹었다. 

쌀국수

마지막 식사로 쌀국수가 나온다. 해장에는 무조건 쌀국수를 외치고, 추운 날엔 쌀국수를 외치는 나이지만 이것만큼은 다 먹기가 힘들었다. 그래도 국물 깔끔하니 맛있었다.

디저트 - 패션푸르츠와 망고 요거트

진짜 마지막 디쉬로 드디어 디저트가 나온다...! 패션푸르츠와 망고, 요거트, 코코넛 젤리가 섞인 디저트이고 상큼하니 입가심 하기에 좋다.

 


거의 3시간에 걸친 기나긴 본앤브레드 디너 오마카세가 끝이 났다. 한 마디 소감은, 정말정말 배가 부르고 막판에 가서는 맛을 보는 것이 곧 목적이 되었을 정도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디쉬까지 '맛이 있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것 또한 대단하다고 느껴졌다. 

 

처음 간 하이엔드급 한우 오마카세였지만 '역시는 역시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나중에 쓰겠지만 이후에 모퉁이우 RIPE를 갔었는데 엄청난 실망을 하고 왔기 때문에 더더욱 비교가 될 수 밖에 없다. 본앤브레드는 명성에 걸맞게 돈값을 하고, 맛이 있고, 엄청나게 배부르지만 하루 굶고 와도 될 만큼 값어치를 한다. 

 

단 하나 아쉬웠던 점은 시그니처 인테리어로 유명한 지하 자리가 마감되어 윗층 룸에서 즐길 수 밖에 없었다는 점이다. 그렇다 보니 테이블 끝에서 고기를 구워주셨고, 그 모습을 테이블 다른 쪽에 가까운 사람들은 보기 힘들었다는 것이 아쉽다. 다음 번에는 꼭 지하로 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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