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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dding geek

W0. 결혼 준비 정보의 사막에서 감 잡기

by 캐니킴 2023. 10.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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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결혼식을 올린 지 2주년이 넘었다. 3년차 유부가 되었지만 아직도 결혼식날이 생생하고, 사진도 매일같이 본다. 모든 것에 선택이 필요했고 그만큼 고민도 많이 했지만, 그 과정 자체가 재미있었고 결과물도 모두 만족스러웠다. 
 
그래도 또래 친구들보다 빠르게 결혼을 한 만큼, 초반에 정보를 모으는 과정부터 마지막까지 불안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일테다. 그래도 당시에 열심히 알아보고 몰입해서 선택해 본 덕에, 지금은 친한 친구들의 서브 플래너마냥 결혼 준비를 도와주고 있다. 
 
기억이 더 희미해지기 전에, 적어보는 결혼 준비의 과정들.
 
우선 생각나는 대로 나름의 목차를 정해 보았는데, 아마 쓰다보면 많이 바뀌고 더해지고 줄어들지 않을까 싶다.
 
0. 결혼 준비 정보의 사막에서 감 잡기
1. 식장 정하기
2. 스냅, 드레스, 메이크업 후보군 정하기
3. 플래너 정하기
4. 드레스 투어
5. 신랑 예복 투어
6. 예물 사기
7. 스튜디오 촬영
8. 가봉스냅 촬영
9. 브라이덜 샤워
10. 다이어트
11. 본식 
 


 
자꾸 나이 얘기를 해서 민망하지만, 처음 구남친 현남편이 결혼 이야기를 꺼냈을 때에는 정말 잉? 했다. 학교를 졸업하고 취업을 해서 일을 시작한지 1년도 되지 않았을 때이기도 했고, 개인적으로 결혼 자체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없었다.
 
어떤 이는 "결혼은 언제쯤 해야지" 라는 생각이나, "아이는 몇 명쯤 낳아야지" 하는 멋진 인생 계획까지 가지고 있곤 한데, 나의 경우에는 그렇지 않았다. 나는 결혼을 해야지 혹은 안 해야지 라는 결정을 내리기 위한 기준 자체가 부족하다고 생각했고, 때문에 결혼을 하고 말고와 언제 할지에 대한 문제는 결국 내가 The right person을 만나는 때에 자연스레 알게 될 거라고 막연하게나마 생각했다. 그렇기 때문에 남편이 결혼 이야기를 꺼냈을 때에는 "이 사람이 The right person인가?" 하는 고민부터 들었던 것 같다.
 
다행히(?) 처음에 당황했을 뿐, 시간이 지날수록 이런저런 확신이 들었고, 그래서 "그래, 하자!" 는 결정은 내가 건냈다. 
 
어찌 되었든 결혼은 각자의 가족으로 편입되는 이벤트이므로, 우리는 서로의 가족을 만나 뵈었고, 결혼식 날짜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게 된다.

우리의 본식날 플라워와 캔들 - 참 마음에 들었다!

나는 결혼에 대해 정말 아는 게 하나도 없었기 때문에 모든 정보를 인터넷으로 찾아보기 시작했는데, 정작 알고 싶은 정보가 하나도 없어서 굉장히 답답했다. 게다가 모종의 이유로 결혼 산업 자체가 외부에 정보를 공개하는 것 자체에 조심스럽고, 굉장히 폐쇄적이다. 아마 공산품처럼 가격이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닐 뿐더러, 대부분의 고객이 일회성이기 때문에 가격 불투명성 등에 대한 불만이 쌓여도 큰 타격이 없기 때문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어찌되었든 그래서 혼자 고생을 했던 탓에, 지금 생각해보면 "그 때 알았다면 좋았을 걸..." 하는 소스는 바로 아래다. (놀랍게도 단 하나 뿐!)

메이크마이웨딩 (a.k.a 멕마웨) 네이버 카페

https://cafe.naver.com/makemywedding
 
내가 네이버 카페를 이렇게 자주 들어가 보게 될 줄은 몰랐는데, 이 카페는 정말 유용하다.
 
결혼 준비를 할 때 가장 궁금한 것은 결국 가격대와 제공하는 서비스의 질이다. 각자가 생각해 둔 예산과 우선순위가 있을 것이기 때문에 그것을 잘 배분하는 게 중요하고, 따라서 믿을 만한 정보를 볼 수 있어야 한다.
 
네이버에 다양한 웨딩 카페가 있는데, 가장 큰 곳 2-3 군데를 가입해서 둘러본 결과, 1/ Quality control이 잘 되어 가장 광고성 글이 없고  2/ 가입과 등급 절차가 까다로운 대신 개개인이 올리는 양질의 정보가 많고  3/ 예산과 업체 후보군이 나와 맞는 곳은 메이크마이웨딩 카페였다.
 
아마 처음 들어가 본다면 생각보다 볼 수 있는 게시판이 너무 없어서 당황할 텐데, 몇 개의 정성스러운 글을 올리고 나면 갑자기 게시판 접근 권한이 확 넓어지고, 양질의 커뮤니티와 글을 볼 수 있다. 이 글들도 내용 없이 작성해도 되는 단순 가입 인사 수준이 아니라, 상견례, 예물 등 실제로 결혼 준비를 하는 사람들만이 알 수 있는 글만을 수락하기 때문에 구경하러 온 사람들이 아니라, 정말 결혼 준비를 하는 예비신부들의 네트워크가 자연스레 형성된다. 더불어, 운영진들이 상주하면서 글을 관리하기 때문에 미리 운영진과 협의되지 않은 광고나 홍보성 글이 올라오면 바로 차단되는 멋진 광경도 보인다. 단, 여타 카페보다 호텔식과 하이엔드 업체 비중이 많기 때문에 전반적인 예산이 높은 편으로, 이 부분을 유의하는 게 좋겠다.
 
아무튼 나는 요 카페에 예물과 식장 계약 글을 올리고 등업이 된 후에는 한 동안 매일같이 들어가서 관심 있는 업체의 이름을 검색하는 재미에 푹 빠졌었다. 생각보다 정보가 많고 옛날부터 글이 올라와 있어 봐도봐도 끝이 나질 않았고, 덕분에 대략적인 감을 잡는 데 아주 유용했다.
 
다만 아쉬웠던 점은, 나는 이 카페를 나중에야 알았기 때문에 이미 식장과 업체 대부분을 선정한 이후였다. 그래도 코로나 시절 식을 올리면서는 이 커뮤니티가 아주 큰 도움과 마음의 위안이 되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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