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준비를 시작한 친구에게 이런저런 추천을 해주다가 생각난 김에 써보는 플래너 후기!
사실 이 블로그의 웨딩 글들도, 내가 결혼을 일찍 한 만큼 주변에 하나둘씩 물어보는 친구들에게 참고하라고 보여주고 싶어 쓰기 시작한 의도도 있었다. 그런데 내가 쓰는 속도가 친구들의 결혼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중... (다시 한 번 너무 축하해 라지!!!!!!!!!)
처음 결혼 준비를 시작할 때에는 사실 플래너를 쓸 생각이 없었다. 플래너의 역할을 "업체 골라주고 예약 도와주는 사람" 정도로 생각했고, 그래서 괜스레 플래너를 쓰면 상술에 넘어가(?) 더 돈만 드는 게 아닐까 싶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마리스튜디오와 소울페이지 본식스냅까지 혼자 업체에 직접 연락을 해 예약을 진행했고, 이때까지만 해도 아주 자신감에 넘쳤다.
그런데 소울페이지에 상담 신청을 해서 직접 방문하던 날, 소울페이지 대표님께서 "혹시 플래너를 아직 안 구하셨다면 이 분을 추천드린다"면서 언급하신 분이 있었다. 본인과 아무 상관이 없고 추천해봤자 받는 것도 없으며 그저 이 분이 "진짜 프로라서" 추천해 주신다고 했다.
놀랍게도 당시의 나는 그걸 믿지 않았다. (ㅋㅋㅋㅋ) 업체간에 얽히고설킨 웨딩업계에서 내가 모르는 무언가의 거래가 오고 갈 것이라고 생각했던 듯...
아무튼 그래도 연락처는 받아왔고, 플래너를 만나서 상담이나 받아보자! 하는 생각으로 이 분을 포함하여 두 세분께 연락을 드렸다. 그중 두 분과 상담을 잡았는데, 결론적으로 소울페이지 대표님이 추천해 주신 분과 첫 상담을 하자마자 그 자리에서 계약하고, 이후 상담을 취소했다.
그분은 바로 라씨엘의 전선정 수석실장님이다.
진행하는 내내 마음에 안 드는 것이 하나도 없었고, 본식 당일날까지도 직접 케어해 주시면서 완벽한 마무리를 도와주셨다. 이후에도 친구들을 소개하면서 종종 연락을 드리곤 하는데, 여전히 반갑게 반겨주신다.
지나고 나니 더 잘 보이는 것들이 있어, 그것까지 포함하여 플래너 업체 및 플래너 선정 기준을 내어보자면 아래와 같다.
웨딩 플래닝 업체 선정 기준
1. 원하는 스드메 업체와 제휴 여부
2. 가격대 및 동행 여부 (+ 플래닝 피)
웨딩 플래너 선정 기준
1. 원하는 스드메 업체와의 업무 경력
2. 플래너의 스타일링과 나의 추구 스타일 매칭 정도
3. SNS상 활동
4. 플래너 연락 및 업무 스타일
웨딩 플래닝 업체 선정 기준
1. 원하는 스드메 업체와 제휴(할인) 여부
우선 플래너를 써야겠다고 생각하면 업체가 너무 많아 헤매기 십상이다. 물론 플래너 개개인의 역량이 큰 업종이긴 하지만, 업체를 정하는 가장 쉽고 빠른 방법은 일단 "내가 원하는 스드메 업체와 제휴가 되어 있는지?" 이다.
잘 모를 때에는 모든 웨딩 플래닝 업체가 모든 스드메 업체와 제휴되어 있지 않나, 싶겠지만! 여기서 제휴의 의미는 특별 할인 등의 혜택이 주어지는가,라고 생각하면 편하다. 그 이유는 실제로 할인 등 혜택이 들어가면 신랑신부들이 더 많이 해당 업체를 선택하게 되고, 그러면 필연적으로 제휴 플래닝 업체와 해당 스드메 업체가 같이 일 해본 경험이 많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실제 진행하는 데에도 훨씬 수월하다. (특히 결혼 준비는 100% 사람이 하는 서비스업이므로 업체 간 합이나 시너지가 생각보다 중요하게 작용한다.)
예를 들어, 흔히들 나처럼 마리스튜디오에서 찍고 싶다! 하는 경우에는 마리스튜디오가 라씨엘과만 할인 등의 혜택이 들어가기 때문에 라씨엘로 가는 경우가 많다. 혹은 오중석스튜디오에서 하고 싶은 신부들은, 오중석스튜디오와 유일하게 할인 제휴가 되는 헬렌조를 위주로 선택한다.
라씨엘
헬렌조
http://www.helencho.co.kr/main.php
물론 다른 플래닝업체에서도 두 스튜디오를 비롯한 모든 스드메 업체와 일을 하겠지만, 독점 할인 제휴가 들어가냐는 건 또 다른 문제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선호하게 되는 건 사실이다.
그래서 나는 처음에 마리스튜디오를 이미 계약해 두었으니 라씨엘을 최우선으로 생각했다.
2. 가격대 및 동행 여부 (+ 플래닝 피)
사실 마리스튜디오나 오중석스튜디오처럼 특정 업체와 독점 할인 제휴를 맺는 경우는 흔치 않다. 대부분의 스드메 업체는 결국 모든 웨딩플래닝 업체와 일을 하고, 때문에 별다르게 선호하는 업체가 없다면 다음 기준은 가격대이다.
결혼식을 준비하면서 계속 신경 써야 하는 것이 결국 견적인데, 이게 사실 어디 하나에만 힘을 준다는 것이 사실 이상하고, 식장을 하이엔드로 잡으면 나머지도 하이엔드로 가게 되는 묘한 관계성이 있다. 누가 꼭 그러라고 하는 것도 아닌데 보다 보면 다들 그렇다.
때문에 견적대는 크게 (괄호 안은 정말 대략적이고 객관적이지 않은 매칭이다)
i. 호텔식을 하는 경우 (스드메 견적 700~)
ii. 호텔은 아니지만 인기가 많은 홀에서 하는 경우 (스드메 견적 300-700)
iii. 무난하고 효율적인 홀에서 하는 경우 (스드메 견적 ~300)
정도로 나누어지고, 괄호 안에 써둔 것처럼 대략적으로 스드메 업체의 견적도 비슷하게 흘러간다. 물론 이마저도 천차만별이다.
그리고 플래닝 업체별로 보통 진행하는 견적대가 있다. 물론 당연히 견적가 기준으로 수수료를 받는 플래너의 입장에서 고고익선을 선호하겠으나, 신부의 입장에서 본다면 해당 업체와 많이 진행하는 데로 가야 마음이 편하기 때문에 그런 경향성이 생긴 듯.
해서 보통 호텔식을 진행하는 사람들이 선호하는 견적대는 라씨엘, 헬렌조 정도가 대표적이다. 아무래도 스튜디오에서 견적이 높은 마리와 오중석과 제휴를 맺은 것이 크고, 특히 조선호텔, 롯데호텔 등의 호텔과 제휴가 되어 견적 할인(3-5% 수준)이 가능했다. 다만 2020년 기준이라 지금은 확실치 않다.
그리고 이 두 곳은 타 업체와 달리 플래닝 피가 존재한다. 내가 진행했던 2020-2021년에는 총견적의 3%였고, 최근에는 5%로 올랐다는 걸 본 것 같다. 모두 하이엔드 업체로 진행을 하면 ~1,000만원까지 견적이 나오는데, 그렇게 보면 30-50만원이 플래닝 피인 것이다.
이게 추가 지출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대신 스튜디오 부케와 본식 당일 부케를 무료로 제공해 주신다. (당연히 남편 코사지와 본식날 양가 부모님들 코사지도 포함) 그것도 아주 유명하고 잘하는 업체들에서 정말 예쁜 부케로 갖다 주신다. (알렉스 플라워, 엘리제 플라워에서 대부분 하는 듯)
인기 많은 결혼 부케 업체
1. 알렉스 플라워 https://www.instagram.com/allexcflower/2. 엘리제 플라워 https://www.instagram.com/elyseeflower_official/
(+ 내가 너무 사랑하는 에끌로르 플라워 https://www.instagram.com/eclore.flower/ )
그렇게 생각해 보면 사실 부케값만으로도 커버가 되는 것이고, 이외에 실제로 동행을 해주시면서 큰 도움이 되기 때문에 나는 추가 요금이 아니라 충분히 가치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 외에도 블랑드봄, 플랜마주, 르웨딩은 중-고가 견적대부터 대중적인 업체까지 폭넓게 진행하는 것 같다. (블랑드봄은 더블라썸이라는 스튜디오 업체와 유독 제휴를 많이 하는 것으로 보인다)
여기까지는 확실하게 플래너가 일정에 동행해 주는 "동행 업체"이다. 플래너 일정상 모든 신부의 모든 일정을 동행하지는 못하지만, 보통 드레스투어와 스튜디오 촬영, 이렇게 두 번을 위주로 하는 것 같고, 가능할 경우 본식날도 와주시는 것 같다.
이게 중요한 이유는 결국 신랑신부는 대부분의 경우 드레스나 스튜디오 촬영에 초보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드레스 선택 및 디렉팅 등에서 비교적 전문가인 플래너의 역량이 크게 도움 되기 때문이다.
오히려 본식날에는 사실상 모든 사람 - 호텔 직원, 지배인, 드레스샵 이모님, 본식스냅 업체 등등 - 이 나를 위해 신경써주기 때문에 플래너의 역할이 앞의 두 날에 비해서 크지 않기도 하다. (물론 본식 당일 마인드 컨트롤에는 큰 도움이 되었다)
그 외에 아예 비동행을 위주로 저렴하고 효율적으로 진행하는 업체는 아이니 웨딩, 다이렉트 웨딩 등이 있다. 이 곳들은 비동행인 대신 후기 작성 포인트와 같은 다양한 할인 혜택을 받는 형식으로 진행되는 것 같다. 여기부터는 스드메 업체도 정말 너무너무 많아서 플래너가 골라서 추천해주는 곳이 빠른 경우가 많고, 때문에 효율적이고 무난한 결혼 준비와 진행을 원하는 분들께 적합한 것 같다.
한 가지는 처음에 멋모르고 정보를 얻고자 네이버 타 카페에 가입하면서 "플래너 없음"이라고 너무 솔직하게 적었다가 저 곳들 중 하나에서 갑자기 연락이 온 적이 있다... 아마 제휴가 되어있던 모양인데, 내가 플래너를 고를 수도 없었고 다소 공격적으로 연락이 온 경험이 있으니 플래닝 업체는 꼭꼭 내가 주도적으로 정할 수 있도록 하자.
쓰다 보니 너무 길어져서 두 편으로 나누어야겠다. 다음 편은 플래너를 정하는 기준이다.
다만 다음 편에서도 강조하겠지만, 플래닝 업체를 정하면 업체별로 단 한 분씩만 상담을 할 수 있다! 이걸 몰라서 낭패 보는 경우가 종종 있어서, 꼭꼭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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