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wedding geek

W2. 마리스튜디오 원데이 계약 및 촬영 후기 - 오성진 대표님 지정, 인물중심 스튜디오, 헤마무, 마리스튜디오 가격 (1/2)

by 캐니킴 2023. 10. 22.
반응형

사람들은 결혼 준비를 할 때에 베뉴를 정하고 나면 절반은 해낸 거라던데, 나의 경우는 그렇지 않았다.

 

베뉴를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으로 확정하고 나서 나는 마음이 더 급해졌다. 당시에는 플래너를 끼고 하는 게 더 비싸고 상술에 속아 넘어가는 거라고(?) 근거 없는 불신에 가득 차서 혼자 해보겠다고 나대던(...) 중이라, 이게 어느 정도가 적정한 일정인지 감이 없었다. 더군다나 역시 주변에 결혼한 사람이 없으니 본식스냅과 리허설스냅의 차이도 모르고, 대충 "결혼사진"이라고만 생각하고 있었다. 

 

알아보니 구분은 이렇다. 보통 스드메라고 하는 것의 "스"가 하나가 아니라, 많으면 네다섯개까지도 갈 수 있는 것이다.

 

1. 스튜디오 사진 (리허설 사진)

주로 청첩장에 들어갈 목적의 사진을 의미한다. 때문에 결혼식 당일이 아니라 미리 찍어두는 사진이고, 업체별로 스튜디오가 있어 해당 공간에서 찍는 경우가 많다. 드레스도 결혼식 당일에 입는 것과는 다른 드레스를 입고, 평균적으로 2-3벌 이상을 입는다.

 

스튜디오 사진은 본식 당일에 포토테이블 용으로도 쓰인다

2. 본식스냅 사진

말 그대로 본식 당일날 찍는 사진. 인생에 한 번 뿐일 당일의 순간순간을 잘 담아두기 위해 찍는 "스냅" 사진이고, 때문에 앨범 또한 본식이 훨씬 지나고 나서 나온다. 나중에 아가를 낳고 "엄마아빠 결혼식 날은 이랬어~" 할 때 보여주게 될 사진. 보통은 메인 한 팀만 쓰는데, 경우에 따라 서브스냅을 고용해서 두 팀이 오기도 한다. (나도 어쩌다 보니 의도치 않은 두 팀으로 진행했다)

 

3. 가봉스냅 사진

이게 좀 생소할 수 있는데, 간단히 말해서 "드레스샵을 2-3시간 빌려서 드레스샵을 스튜디오처럼 배경 삼아 찍는 사진"이다. 본격적인 스튜디오 사진보다는 시간이 짧고 스냅 업체의 가격대도 저렴한 경우가 많아, 스튜디오 사진을 생략하고 가봉스냅만 찍어 청첩장에 넣는 경우도 있다. 다만 드레스샵을 빌리는 대여료를 따로 내야 한다.

 

4. 그 외 야외스냅 사진 (예: 제주스냅)

이외에도 너무나 무궁무진한 사진이 있겠으나, 굳이 분류해 보자면 제주스냅을 위주로 구분되는 야외스냅이 있다. 스튜디오에서 정제되고 잘 세팅된 것보다 자연스럽게 바람도 좀 맞고, 파도도 좀 담기는 류의 사진이다. 제주스냅이 유행하면서 유명한 업체들도 많아졌다고 들었다. 특히 해외에서 사는 커플의 경우 (예: 뉴욕, 런던, 파리 등) 해당 도시에서 야외 스냅을 넣는 경우도 많다. 

 

5. 아이폰스냅 사진

이건 정말 너무나도 최근에 생긴 유행인데 (라떼는 없었는디...) 본식 당일에 아이폰으로 현장을 담는 서브스냅이다. 말 그대로 아이폰으로만 찍는 건데, 꽤나 신박한 시장이라고 생각한 게, 신부는 당일 식이 끝나고 바로 예쁜 현장 사진을 보고 싶어 하지만 본식스냅은 원본을 받기까지만 2-4주가 걸린다. 친구들에게 찍어달라고 하기에도 사실 한계가 있으므로 이런 니즈를 노리고 '한 아이폰 사진 한다'싶은 사람들이 나선 것. 식이 끝난 당일에 바로 에어드롭 혹은 구글 드라이브 등으로 고퀄의 아이폰 사진 몇백-몇천 장을 보내준다고 한다.

 

아무튼 분류는 이렇고, 오늘 이야기할 것은 그중 1번인 스튜디오 사진(리허설 사진)이다.


나는 이번에도 처음에 찾아볼 때에 인스타그램에서 해시태그로 "결혼사진" "스튜디오사진" 이런 식으로 시작했었다. 그러면 정말 무궁무진한 사진의 세계가 나오는데, 어차피 잘 모르니까 내 눈에 예뻐 보이는 것들을 저장해서 폴더를 만들기 시작했다. 만들고 보니 해시태그나 태그가 하나로 수렴하기 시작했는데 그게 바로 '마리스튜디오'였다.

 

스튜디오를 볼 때 가장 크게 고려한 기준은 물론 '신부가 예쁘게 나오는가?'도 있지만 (이건 당연하고), 단연 '두고두고 봐도 촌스럽지 않을 것인가?'였다. 평소에도 이런저런 프로필이나 스냅사진을 찍는 것을 좋아라 하는데, 웨딩사진만큼은 그와 달리 평생 두고 볼 사진이므로, 몇십 년 후에 꺼내보아도 "윽, 촌시러" 소리가 나오지 않았으면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또 몇 가지 기준이 충족되어야 하는데, 

A. 인물중심일 것. 배경은 매년 유행이 바뀔 수 있어 쉽게 촌스러워 보일 수 있다.  

B. 색감에 특정 톤이 강조되지 않고, 조금 톤다운되고 차분한 느낌일 것. 마찬가지로 노란색, 분홍색 등의 톤이 가미되면 몇 년만 지나도 티가 난다. (마치 2014년도를 강타했던 오줌필터처럼...)

C. 너무 정형화되거나 똑같은 포즈, 티 나는 보정이 아니라 자연스러울 것. 전문 모델이 아닌 이상 자연스럽게 포즈를 취하면서도 예쁘기가 참 어렵지만 그 어려운 걸 해내는 스튜디오였으면 했다. 

 

이 어려운 기준을 맞춘 게 마리스튜디오였다. 알고 보니 마리스튜디오의 슬로건 자체도 'Classic & Casual'이라니 정체성도 잘 맞는다.

마리스튜디오 사이트의 공식 인트로 사진 - Classic and Casual이라는 슬로건에 걸맞게 너무 자연스럽게 아름답다 (출처: 마리스튜디오 사이트)

https://www.mary-studio.com/

 

*:*: MARY STUDIO :*:*

마리스튜디오 공식 웹사이트 입니다.

www.mary-studio.com

 

그리고 결론인 결과물부터 보이자면 무려... 이런 엄청난 사진들을 갖게 되었다! 

 

메인 액자로 선택된 "우리 결혼해요" 사진
캐주얼 침대샷을 잃지 못해 끝나기 직전 한 번 더 부탁드렸는데 이런 멋진 사진을 갖게 되었다
포근포근 복닥복닥
왼쪽 얼굴을 좋아한다고 말씀드렸더니 예쁜 왼쪽 각도로 잔뜩 찍어주셨다

 

결과물을 보면 바로 알겠지만 정말... 너무나도 만족하는 스튜디오 사진을 갖게 되었다! 몇십 년 후에 봐도 여전히 세련되고 클래식할 것 같은 (이미 2년이 지났어도 여전히 어제 찍었다고 해도 믿을 것 같은) 멋진 사진들.

 


이렇게 꽂히는 스튜디오를 정했으면 다음은 그중에서도 상품을 고를 차례다. 마리스튜디오의 경우에는 홈페이지에 공식으로 가격과 상품구성이 올라와 있다. (나는 이게 당연한 건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오히려 중저가 업체의 경우 가격을 공식적으로 올려두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런데 정작 저렴하다고 선택하고 난 후에는 원본을 받기 위해 추가금(?), 셀렉을 현장에 가서 하면서 약간의 강매로 또 추가금(??), 액자나 앨범을 위한 추가금(???) 등이 불투명하게 계산되어 결국 하이엔드라고 불리는 스튜디오들과 가격 차이가 별반 안 난다고 한다. 괴담인지 실화인지 알 길이 없지만 그래서 가격이 나와있는 마리스튜디오가 더더욱 정이 간다. 물론 마리스튜디오에는 이 모든 것들이 당연히 기본값으로 들어가 있는 금액이다)

 

 

마리스튜디오의 상품 구성과 가격 (출처: 마리스튜디오 사이트)

 

가장 비싼 원데이의 경우 8시간 촬영에 의상 5벌(단, 드레스는 4벌까지 가능)에 350만 원이다. 대표나 이사로만 가능하고, 지정 시에는 대표 50만 원, 이사 30만 원의 지정비가 붙는다. 이보다 한 단계 낮은 하프데이의 경우 6시간 촬영에 의상 4벌(드레스는 4벌까지)에 280만 원이다. 그 외에도 심플컷 등이 있지만 보통 웨딩 스튜디오 사진으로는 원데이와 하프데이를 많이 하는 것 같다.

 

이 중에서 나는 용감하게 원데이를 골랐고, 오성진 대표님을 지정했다. 가격은 내가 계약했던 2020년도 하반기와 다소 차이가 있긴 하지만 대략 300만 원 중반 대였던 것으로 생각하면 사실 큰 차이는 없는 것 같다. 다만, 나중에 이어 쓰겠지만 제휴되어 있는 플래닝 업체인 라씨엘과 계약 시 지정비 등에서 할인을 받을 수 있다. (당시 기준 이사급 지정비 30만 원 할인)

 

이사님은 탁이사님이라고 불리는 경탁이사님과, 오수영이사님 두 분이 가장 유명하다. 경탁이사님은 조금 더 화보 같고 웃음기가 빠진, 정제된 느낌을 추구하시는 것 같고, 오수영이사님은 조금 더 자연스럽고 사랑스럽게 웃는 모습을 많이 담으시는 것 같다. 그리고 내가 지정한 오성진 대표님은 사실 다 잘하시는데(당연...) 다른 분들보다 더 다양한 포즈와 각도를 사용하시는 게 좋아서 지정하게 되었다. (사실 큰 생각 없이 대표님이니까 잘해주시겠지 하는 믿음이 컸다)

 

재미있는 건, 당시 나는 남편이 미국에 있다가 본식 일주일 전에 한국에 들어와서 우다다 결혼 준비를 해야 하는 상황이었어서 (그땐 그럴 줄 알았지...) 본식이 10월 2일인데 스튜디오 촬영이 일주일 전인 9월 말이었다. 게다가 내가 휴가 일정이 일정치 않아 주말에 해야 하는 상황이었고, 때문에 예약 일정이 가능할지 무지 스트레스를 받았다. 

 

그래서 본식 베뉴를 계약하자마자 플래닝 업체도 없었을 때에, 그러니까 20년 11월 즈음에 무턱대고 마리스튜디오 공식 홈페이지의 예약 문의 게시판에 '21년 9월 말 원데이 예약이 가능할까요?'라며 글을 썼었다. 지금 생각해 봐도 웃기긴 한데 어쨌든 예비 신부 입장에서는 내가 늦게 준비해서 내가 원하는 업체와 진행을 못 한다는 게 굉장한 스트레스이므로, 나름대로 전전긍긍했던 기억이 난다.

 

다행히 빠르게 당일 대표님 일정이 가능하다고 답변을 받았고, 바로 계약을 진행했다. (그런데 정작 몽구가 일정보다 한국에 빨리 들어왔음...) 그러니까, 남들처럼 스튜디오를 본식 3-4개월 전에 여유 있게 찍고, 사진을 받고, 청첩장에 넣는 그런 여유로운 일정은 없었다. 일주일 전에 촬영을 하고, 당일에 원본을 받고, 다음날 셀렉을 해서, 모바일 청첩장에 사진을 본식 2일 전에 올린 그런 코미디였던 것이다. (이걸 위해 얼리차지 20만 원도 추가로 냈다)

 

지금 생각해도 진짜... 웃기는 짬뽕인데 그래도 엄청나게 재미났던 추억이다. 여기가 계약을 하는 것까지이고, 촬영 준비와 촬영은 이어서 써야겠다. 

 

 

 

 

반응형

댓글